The story of Cheomseongdae, Gyeongju, South Korea · 2 min · 한국어

천년의 별을 품은 지혜, 경주 첨성대

A narrated story about Cheomseongdae, Gyeongju, South Korea — press play, or read it below.

Avsha narrates a story about wherever you are — any street, in your language. Free to start, no account.

The story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여행 동반자이자 가이드인 아브샤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경주 여행의 심장이자, 신라 천년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첨성대 앞에 서 계십니다. 푸른 잔디 위에 홀로 우뚝 솟아 있는 이 부드러운 곡선의 석조물, 어떠신가요?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보면 볼수록 묘한 안정감과 기품이 느껴지지 않나요? 이곳은 서기 7세기,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시대에 세워진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입니다. 1,4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수많은 지진과 풍파를 견디며 제자리를 지켜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이로움을 자아내지요.

단순히 돌을 쌓아 올린 것처럼 보이지만, 이 작은 탑 안에는 놀라운 수학적 설계와 천문학적 상징이 촘촘하게 숨어 있습니다. 첨성대를 구성하는 돌 하나하나의 숫자에 집중해 보세요. 전체 몸통을 이루는 돌의 개수는 약 365개로,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1년의 날수를 의미합니다.

또한 몸체를 이루는 27단의 층수는 첨성대를 건립한 선덕여왕이 신라의 27대 임금임을 상징하죠. 맨 위의 정자석까지 합치면 총 28단 혹은 29단이 되는데, 이는 하늘의 별자리 28수와 한 달의 날수를 뜻하기도 합니다. 신라 사람들은 이 좁은 탑 안에 거대한 우주를 통째로 담아내려 했던 것입니다.

중간에 뚫린 네모난 창을 한번 보시겠어요? 저 창문은 관측자가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빛이 들어오는 양을 통해 절기를 파악하는 기준점 역할을 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관측가들이 사다리를 타고 저 창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채운 흙을 딛고 꼭대기까지 올라가 밤하늘을 살폈다고 합니다.

농경 사회였던 신라에서 별의 움직임을 읽어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곧 백성들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통치 행위였습니다. 낮의 첨성대가 단아한 석조미를 뽐낸다면, 해가 지고 은은한 조명이 켜진 밤의 첨성대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뿜어냅니다. 주변의 대릉원 능선과 저 멀리 들려오는 월정교의 물소리가 어우러지면,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풍경을 선사하죠.

가을이면 주변을 가득 채우는 핑크뮬리와 봄의 유채꽃 또한 첨성대를 감싸는 아름다운 배경이 되어줍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첨성대 주변을 천천히 거닐어 보세요. 선덕여왕의 지혜와 신라 석공들의 정성이 깃든 이 돌들 사이로 천년 전의 바람이 불어오는 듯합니다.

당시의 천문학자들이 저 창 너머로 바라보았을 그 영롱한 별들이, 오늘 밤 여러분의 머리 위에도 똑같이 빛나고 있을 겁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 소중한 순간을 마음껏 느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저는 여러분의 가이드 아브샤였습니다.

즐거운 여정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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