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Woljeonggyo Bridge, Gyeongju, South Korea · 2 min · 한국어

신라의 밤을 비추는 달빛의 통로, 경주 월정교

A narrated story about Woljeonggyo Bridge, Gyeongju, South Korea — press play, or read it be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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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안녕하세요, 경주의 찬란한 역사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할 가이드 아브샤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눈앞에는 신라의 화려했던 전성기를 상징하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목조 교량, 월정교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발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남천의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잠시 천 년 전 신라의 시간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이 다리는 통일신라 시대인 서기 760년, 경덕왕의 명으로 처음 지어졌습니다. 당시 월정교는 왕궁인 월성과 남쪽 지역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자, 신라 왕실의 위엄을 과여주는 예술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고려 시대까지도 그 원형을 유지하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전해지지만, 조선 시대를 거치며 소실되어 오랫동안 돌로 된 교각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이 장엄한 모습은 십여 년에 걸친 철저한 고증과 복원 작업을 거쳐 2018년에 비로소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월정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로맨틱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원효대사가 일부러 이 다리에서 떨어져 옷을 적신 뒤, 이를 계기로 인근의 요석궁에 들어가 공주를 만났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지죠. 그만큼 이곳은 신라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감정이 교차하던 장소였습니다. 다리의 양 끝에는 중층 누각인 문루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곳에 올라 천장을 바라보시면 화려한 단청과 정교한 목조 구조가 여러분을 압도할 것입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교량답게 웅장하면서도, 곡선미가 살아있는 기와지붕은 마치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기개를 보여줍니다. 특히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월정교는 진정한 마법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은은한 조명이 켜진 다리가 남천의 맑은 물 위에 그대로 비치는데, 그 데칼코마니 같은 반영은 마치 꿈속의 풍경처럼 비현실적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이름에 달 '월'자가 들어가는 것이 참으로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지요. 자, 이제 천천히 다리 위를 걸어보세요.

나무 바닥이 주는 특유의 질감과 얼굴을 스치는 시원한 강바람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천 년 전 신라의 왕과 공주, 그리고 수많은 백성이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건넜던 바로 그 길입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 신비로운 통로에서 신라의 숨결을 마음껏 만끽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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