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Tapgol Park's octagonal pavilion, Seoul, South Korea · 2 min · 한국어

서울의 심장, 독립의 함성이 머무는 탑골공원 팔각정

A narrated story about Tapgol Park's octagonal pavilion, Seoul, South Korea — press play, or read it be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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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가이드 아브샤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서울 종로의 역동적인 흐름 속에서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을 간직한 곳, 탑골공원에 서 계십니다. 제 목소리를 따라 공원 중앙으로 시선을 옮겨보세요.

화려한 단청과 유려한 지붕 곡선을 뽐내는 건축물, 바로 오늘 우리 이야기의 주인공인 팔각정입니다. 이 팔각정은 1897년, 고종 황제의 명을 받은 영국인 고문 브라운이 설계한 서울 최초의 근대식 공원의 중심 건물로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팔각정이 우리에게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운 건축물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1919년 3월 1일의 풍경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당시 이곳은 지금처럼 평온한 공원이 아니었습니다. 일제의 억압에 맞서 자유를 갈망하던 수천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이곳 팔각정 주변으로 구름처럼 몰려들었죠.

바로 그때, 한 청년이 팔각정 위로 당당히 올라섰습니다. 그리고 떨리는, 그러나 결연한 목소리로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이 첫 문장이 울려 퍼지는 순간, 팔각정을 에워싼 군중은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거대한 물결이 되어 종로 거리로 쏟아져 나갔습니다. 한국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3·1 운동의 불꽃이 바로 이 팔각정 기둥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있는 셈입니다. 팔각정 뒤편을 보시면 유리 보호각 안에 우뚝 솟은 하얀 석탑이 보일 겁니다.

국보 제2호인 원각사지 십층석탑입니다. 조선 시대 불교 미술의 정수로 꼽히는 이 탑은 대리석으로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는데, 그 섬세함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이 공원이 원래는 '원각사'라는 거대한 절터였다는 역사적 흔적이기도 하죠.

이제 팔각정 주변의 벤치에 앉아 잠시 주위를 둘러보세요. 비둘기들이 노닐고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는 평화로운 일상 너머로, 100여 년 전 이곳을 가득 메웠던 뜨거운 함성이 들리는 것 같지 않나요? 팔각정의 붉은 기둥과 푸른 단청은 그날의 모든 것을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현대적인 고층 빌딩들이 숲을 이룬 종로 한복판에서, 팔각정은 우리에게 잊지 말아야 할 기억의 닻과 같은 존재입니다. 이곳에서 내디디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확인하는 여정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저는 아브샤였습니다.

이 평화로운 공원에서의 사색을 조금 더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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